선아야 정순아

옥 명 숙

선아야 정순아 보고 싶다야

섶다리 삽다리 맑았던 물가

사금파리 풀이파리 예쁘게 놓고

너는 신랑 나는 각시 콩콩콩 찧어

서로가 먹여주며 냠냠냠 흉내

선아야 정순아 보고 싶다야

<감상>

김소월의 시「엄마야 누나야」의 율격을 본떠서 창작한 작품이다. 소월의 4행시를 2연 6행의 시로 재창작한 것인데, 소월의 예쁜 동심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감성을 돋보이게 구성한 점은 참으로 인상적이다.

시에 있어서 율격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소월 작품이라 음보를 짚어보지 않을 수 없는데, 「엄마야 누나야」의 음보를 필자는 3음보로 해석하는바, 이 시의 음보도 그와 동일하게 따른 것으로 읽혀지며, 특히 세 번째 음보의 음수율을 5자로 일관되게 맞춘 점도 재미있다.

어린 시절의 그리운 친구들 이름을 입으로 조용히 불러, 소꿉놀이의 추억을 떠올려보는 시인의 모습은 참으로 곱다. 첫 연에서의 ‘ㅍ’과 ‘ㅂ’의 발음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둘째 연에서의 ‘콩콩콩’, ‘냠냠냠’의 대응 배치도 음미하여야 한다. 소월 시에 따라서 ‘선아야 정순아 보고 싶다야’를 반복한 구조가 기본 틀로 있었다는 점을 상기할 때, 앞서의 반복과 대응배치는 더욱 가치 있는 표현이라고 하겠다. - 김용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