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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의 시가 있는 오후-(심옥배)
거제매일뉴스 | 승인 2022.09.13 11:00

보름 동백

심옥배

 

달무리

화사하게 올라

동백 숲에 가득하고

 

온 섬을

때리는 파도 소리

춘정을 못 이겨서

붉어라 붉어라 터져나는 동백

 

꽃 송이

차례 차례로

달 속에 떨어진다

 

<감상>

“온 섬을 때리는 파도 소리”라 하였으니 섬은 작을 것이며, 밤이라 하였으니 도선(渡船)은 끊어져 섬에서 숙박을 하는 모습일 것이다. 작은 섬의 밤이라 인적이나 잡음인들 있을 것인가. 오로지 섬을 울리는 파도소리만이 밤새 울고, 따라서 객인(客人)의 가슴으로는 쉽게 잠들지 못하였을 것이다. 마루에 나와 앉았거나 마당으로 내려섰을지도 모른다.

달무리다. 작은 섬에 마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의 모습처럼 휘황하고 커다란 달무리가 떠올랐다. 밤을 새워 파도를 맞고 있는 작은 섬에 커다란 달무리가 뜬 광경을 상상해 본다. 상상만으로도 탄성이 나온다. 게다가 붉은 동백이 피고 있다니, 숨이 막힐 풍경이다.

“춘정을 못 이겨서 붉어라 붉어라 터져나는 동백”이라니. 동백은 밤에만 터져 나는가! 또, 달 속으로 떨어지는 꽃도 있다. 붉게도 피어나서 “차례 차례로 달 속에 떨어진다.”로 끝나는 구나, 이 시는.

짧아서 오히려 단정한 시다. 이른 봄에 섬에 핀 동백의 정경을 고흐의 그림처럼 몽환적인 감상으로 아프게, 그러나 단아하게 그려내었다. 평소 시인의 성정과 심성을 충분히 미루어 짐작해 볼만도 하다.

저렇게 작은 섬에 유숙하면서 파도소리, 달무리, 달 속으로 지는 동백을 감상하는 호사의 밤을 맞을 수 있을까. 또 봄은 올 것이니, 육지의 벗을 불러 꼭 한 번 그러고 싶다. -김용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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