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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동백섬 지심도(只心島)-그 섬에 쉬고 싶다
조용원 기자 | 승인 2016.02.15 11:59

동백섬 지심도(只心島)-그 섬에 쉬고 싶다

불타는 청춘의 피 꽃 '동백꽃 여행'

남쪽 끝에서 동백의 붉은 기운이 서서히 번지고 있다.

봄이 오는 곳에는 언제나 동백이 먼저 핀다. 동백나무는 흔히 숲을 이루어 자란다. 고창 선운사, 강진 백련사, 여수 오동도, 보길도의 윤선도 유적지, 해운대의 동백섬, 우리고장 학동의 동백공원, 지심도, 외도해상공원의 군락지등 알려진 숲이 많다.

꽃이 필 때면 이런 곳은 온통 동백꽃잎으로 새빨갛게 물들어 버린다. 올해도 봄이 오는 길목에 지심도 동백꽃 여행을 떠나본다.

섬의 모양이 심장과 같다고 하여 지심도

경남 거제시 일운면의 외딴 섬인 지심도(只心島)와 같이 섬 전체가 거의 동백나무로 뒤덮인 곳은 별로 흔치 않다. 지심도는 면적 0.356㎢(10만여 평), 길이 1.5 킬로 너비 500미터, 해안선 둘레 3.7㎞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거제도 장승포항에서 남동쪽으로 5㎞ 쯤 떨어져 있다. 마치 망망대해에 떠 있는 가랑잎처럼 작은 섬이다보니 상주인구도 13여 가구에 열댓 명밖에 되지 않는다.

지심도의 동백꽃은 11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하여 봄기운이 무르익는 4월 하순경이면 대부분 꽃잎을 감춘다. 이처럼 여섯 달 가량 이어지는 개화기에는 어느 때라도 동백의 요염한 꽃빛을 감상할 수 있지만, 꽃구경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바로 3월경이다.

동백꽃이 한겨울에도 피긴 하지만, 날씨가 몹시 춥고 눈이 내리는 날에는 꽃망울을 잘 터뜨리지 않는다. 가루받이를 하기도 전에 꽃이 얼어버리면 열매를 맺을 수 없음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진 삭풍도 잦아들고 개화하기에 적당한 기온과 일조량이 연일 계속되는 3월이면, 겨우내 미처 터지지 못한 꽃망울들이 서로 뒤질세라 앞 다투어 개화를 진행시킨다.

봄 햇살이 따뜻한 3월에 피고 지는 지심도의 동백 숲은 수 백년생 동백나무로 이루어저서 다니는 길마다 동백 터널로 이여지고 있었다. 꽃은 일시에 피지 않고 반년동안에 걸처 피고 지고 피고 지는 관계로 화려하지는 않았으나, 한 송이 한 송이의 동백꽃 색깔은 선명하고 동백나무의 잎들은 윤기가 나고 수세(樹勢)가 아주 좋아서 활기가 넘첬다.

쪽빛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작은 섬에는, 어른 두 사람이 팔을 벌려야 겨우 껴안을 수 있는 동백 고목이 있어 길마다 붉은 꽃송이가 수북하게 깔린 동백 숲 터널을 이루고 있다. 동백 숲이 현재 국내에서 원시상태가 가장 잘 유지되어온 곳으로 전해진다.

섬의 모양이 심장과 같다고 하여 지심도의 동백 숲 터널, 아름드리 동백나무와 상록수에 둘러싸인 아담한 민박 농가, 한 줄기의 햇살도 스며들지 못할 만큼 울창한 상록수림, 끊임없이 들려오는 동박새와 직박구리의 노랫소리. 이렇듯 정감 어린 오솔길을 사뿐 사뿐 걷다보니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날아갈 듯이 가뿐해지며 시조 한수를 지어본다.

칼바람 속 모진 세월 / 멍든 속을 다독이며/ 폭풍한설 견디어낸 / 붉디붉은 꽃피움을/

허공에 획을 그어 / 툭 툭 툭 목을 꺽고/ 동박새 애절한 울음/ 생과 사를 노래한다

조용원 시조 '동백' 전문

대부분 꽃은 질 때 꽃잎이 한 장 씩 떨어지나 동백꽃은 꽃 전체가 통째로 떨어져 버린다. 그래서 짓밟힌 순결을 상징하며 사랑에 배신당한 비련의 여인과 비유되기도 한다. 동백나무는 흔히 숲을 이루어 자란다.

동백꽃이 피는 3월의 지심도는 온통 동백꽃잎으로 새빨갛게 물들어 있다. 해풍이 불자 동백잎이 바닷가 특유의 강렬한 햇볕을 받아 반짝이는 모양은 전설속의 머나먼 남쪽나라에 와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다시 남은 길을 걷는다. 동백숲길이 끝난 자리에는 활주로로 이어진다. 활주로 잔디밭에서 봄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를 향해 가슴을 열어본다. 간혹 배가 느릿느릿 왔다갔다 거닌다. 안개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갔다 하면서 수평선을 그렸다 지웠다 한다.

부드러운 햇살, 하루 종일 있어도 지겹지 않다. 햇살에 취해 마음의 모든 것을 비웠다. 실망도 비웠고, 그리움도 비웠고, 시간도 지웠다. 무심으로 선경(仙境)에 마음을 묻었다.

무작정 쉬고 싶은 편안한 섬, 잡힐 듯 발 닿지 않은 다양한 모습의 섬, 지심도를 벗어나는 나는 잠시 사색에 잠기며 손을 흔든다.

휴일 가족들의 손을 잡고 우리 곁에 말없이 인내하며 자라왔던 동백나무가 아름다운 꽃망울을 터뜨리는 지심도의 풍경과 동백꽃을 보며 다정하게 이야기 나누는 화목한 가족 봄나들이의 한때를 계획해 보기를 권한다.

지심도 가는 배편

거제도 장승포항에서 지심도 가는 배는 오전 8시30분, 10시30분, 오후12시30분,2시30분,4시30분 하루 5회 운항한다. 왕복 성인 12,000원. 지심도 도선 문의전화 (055-682-2233)

 

 

 

 

 

 

조용원 기자  yonhap948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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