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희의 세상사는 이바구(9)-꽃을 심는 마음은 아름답다

봄철이라 정원에 이 꽃 저 꽃 들을 심어본다. 어느 유명한 시인이 말하기를 “현실은 항상 썩기 마련이요, 썩은 현실을 바로 잡는 데는 세가지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첫째로, 곪아 썩은 부분에다 메쓰를 가해야 하고, 둘째로, 메쓰를 가한 상처에다 투약을 해야 하며, 셋째로, 병과 사우는 환자에게 상냥한 미소가 담긴 간호, 즉 환자가 있는 병실에 꽃병이라도 장식하여, 살아야 한다는 희망을 불어 넣어 줌으로써, 고통을 이겨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세 가지를 나누는 데는 크게 나누어, 첫째 것은, ‘정치가 담당’하여 과감하게 메스를 가해야’하고, 둘째 것은, ‘종교나 철학이 담당’하여, ‘적당한 요법’이 있어야 하며, 셋째의 것은, ‘예술이 담당’하여 ‘인간에게 삶에 대한 의욕과 희망을 북돋아 주어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정서가 없다면 문화라는 것도 생각하기 어렵고 인생은 사막을 걸어가는 것처럼 삭막한 여정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런데 간혹 예술이니 정서니 하면 문학이나 음악, 미술 등 이러한 것만을 생각할 뿐 주변의 미화나 자기 나름대로의 정서생활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우선 꽃 한포기를 심는 정서도 위대한 예술 활동 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하긴, 절박하고 바쁜 생활에 골몰하여, 마음의 여유도 없겠고, 어려운 살림살이에 허덕이는 우리들이 꽃을 심는다는 것조차 하나의 사치스러운 행동이라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비록 가난한 살림일망정 지저분해진 뜰이나 울타리 밑, 길거리 등 우리의 주변을 깨끗이 하고, 한 포기의 아름다운 꽃으로 미화해 본다면 우리주변에서도 얼마든지 따스한 정서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꽃을 심는 그 마음가짐부터가 우리 자신들의 마음에 쌓인 먼지를 털어주고 메마르고 각박한 인정에 마중물이 되어 우리 마음을 가난에서부터 명랑하고 생기 있는 삶의 의욕을 일으켜 줄 것이다. ‘꽃이 많은 나라는 행복한 나라’란 말도 있듯이 꽃은 행복과 평화를 상징하는 것이다.

꽃을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은 아름다운 마음과 마음들이 어울리는 곳에 사랑의 열매도 맺을 수가 있을 것이다. 우리시에는 도로변 곳곳에 사철 예쁜 꽃들이 피어 지나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움을 선물하고 있다.

참으로 아름답고 훈훈한 광경이다. 메마른 고장일수록 가난한 생활일수록 우리는 향긋한 정서와 훈훈한 인정을 나눌 수 있는 꽃 한포기라도 심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자연과도 마음 놓고 이야기 할 수 있고 꽃 한포기와도 즐겁게 속삭일 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화초를 심고 가꾸어, 논밭에서, 작장에서, 학교에서나 어디에서나 피로한 몸에 꽃향기로 새로운 활기를 얻고 예쁜 꽃들을 바라보며 살아있는 기쁨을 마음껏 느끼도록 하자. 그래서 각 가정이나 마을도로가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꽃을 심어 사람들로 하여금 꽃같이 아름다운 마음씨를 품도록 하자.

“가난한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배워서 이를 행하지 않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다” 라는 옛말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꽃 한 포기에도 예술을 말할 수 있는 정서생활이 있다는 것을 알고 주변에 정서를 심고, 우리의 꽃밭에도, 주변의 꽃밭에도 꽃을 심어 아름다운 애기들로 수를 놓아보자. 그래서 우리가 스스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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