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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으로 치닫는 거제시의회 해외연수, 전면 재검토하라
거제매일뉴스 | 승인 2017.11.22 11:42

거제시의회의 공무국외여행(해외연수)이 지난해에 이어 2년째 파행을 맞고 있다. 우리 거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거제경실련)이 ‘파행’이라 부르는 것은 정상적인 형태의 연수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7대 의회의 연수 4년차인 올해 16명의 의원 중 8명이 다녀왔거나 다녀올 계획이다. 이미 김성갑, 조호현, 이형철 의원은 9일부터 14일까지 일본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반대식 의장을 비롯한 신금자, 옥삼수, 진양민 의원은 13일부터 20일까지 뉴질랜드에서 연수중이다. 최양희 의원은 혼자 17일부터 26일까지 일정으로 스위스, 독일로 연수를 떠났다. 나머지 8명은 올해 해외연수를 갈 계획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해외연수 자체가 시의원의 주요 활동 중 일부라는 측면에서 이를 마냥 색안경 끼고 나쁘게 볼 것은 아니다. 오히려 철저한 준비와 제대로 된 연수로 거제시의 미래 정책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적극 권장하고 손뼉을 쳐야 할 일이다.

하지만 의원들의 친소관계에 따른 끼리끼리 연수에다 심사위원회의 심사조차 받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제대로 역할 분담이 되어 있는지도, 정책개발 목표가 있는 지도 불명확해 단순 시찰이나 견학에 그칠 공산도 커 외유성 연수란 비판 목소리는 사그라지지 않는다. 결국 의원 1인당 250만원(추가 경비는 본인 부담)이 지급되는 이런 연수가 계속될 필요가 있는지 시민들의 의구심은 높아지고 있다.

해외연수가 말썽을 빚기 시작한 것은 특히 지난해부터다. 이전까지 한 팀 또는 상임위별로 떠나던 연수가 4개 팀으로 갈라진 것이 지난해이고 올해 그 현상은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4개 팀과 올해 4개 팀에 속한 의원들은 거의 비슷하다.

시의회를 지켜 본 언론과 시민들은 그 이유가 2016년 7월에 있은 7대 의회 하반기 의장선거에서 비롯된 의원들 간의 반목과 친소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결국 ‘친한 사람들끼리의 해외여행’으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해갈 수가 없다. 팀이 나누어진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배경과 연수의 실제 효용성을 문제 삼는 것이다.

해외 연수가 ‘시의회 공무국외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3월 시의회는 ‘거제시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규칙’을 개정해 5인 이하의 의원이 국외여행을 하면 별도의 심사 없이 의장에게 여행계획서만 제출하면 되는 것으로 조항을 완화시켰다. 이 때문에 지난해와 올해 연수를 떠난 7팀 중에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친 것은 한 번 밖에 없었다.

이전까지는 그래도 심사위원회가 연수의 적정성을 심사하고 조언하기도 했다. 심지어 계획 승인을 거부하고 보완을 요구한 경우도 있었다. 거제시의회는 스스로가 까다로운 심사를 피하기 위해 관련 조항을 무력화시켰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인원수에 상관없이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받도록 관련 조항을 재개정해야 마땅하다.

또한 심사위원회의 심사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여행계획서가 확정되기 이전에 1차 심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과거 심사위원회 회의록을 살펴보면 연수 시작일 불과 열흘 전에 심사위원회가 개최된 적도 있다. 출국일을 얼마 남기지 않고 대상지, 숙소, 교통편 등 모든 예약이 끝난 상태에서 심사위원회가 이를 수정하도록 요구하기란 쉽지 않고 결국 들러리 위원회로 전락할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연수 목적이 우선되고 거기에 걸맞게 연수 대상 국가나 지역이 정해져야 함에도 대개의 경우 대상지를 먼저 정하고 연수 목적을 짜 맞추기 하는 관례도 사라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여행계획서를 공개해 시민의 검증을 받을 필요가 있다.

그래야 제대로 준비된 연수인지, 단순 견학이나 외유에 불과한 지 시민이 판단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여행계획서는 대부분 언제 어디를 가서 돌아본다는 정도여서 어떤 곳에서 어떤 정책에 대해 의원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고 모범답안을 찾으려 하는지 알 길이 없다. 더 이상 ‘벤치마킹’이란 애매모호한 용어가 연수목적을 대신하지 않기 바란다.

연수보고서도 의원 개개인이 책임지고 작성해야 한다. 현재 시의회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보고서는 인터넷에서 쉽게 뽑을 수 있는 지역의 역사나 현황 소개가 주를 이룬다. 끝부분에 의원 개개인의 보고서가 첨부되어 있긴 하지만 다수는 단순 기행문이나 소감문을 벗어나지 못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시민은 자신들이 뽑은 시의원이 해외여행에서 어떤 점을 구체적으로 느끼고 배웠는지, 우리 거제시에 어떤 정책으로 이를 현실화하겠다는 목표가 있는지를 알 권리가 있다. 

거제시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규칙 5조에는 ‘국외여행 이외의 수단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거나 단순 시찰, 견학 등을 목적으로 하는 국외여행은 억제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관련 서적이나 자료, 전문가의 강의와 대담을 통해 들을 수 있고 배울 수 있다면 굳이 해외연수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 눈으로 보기만 해도 배울 것이 있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시민의 세금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와야 한다면 ‘시찰, 견학’을 넘어서는 연수 과정이 분명히 제시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연간 4천여만원의 해외연수비를 매월 1회씩 특정 주제에 맞게 전문가를 불러 토론하고 대안을 마련해보는 정책개발비로 쓰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이는 ‘공부하는 의회’의 위상에도 어울리는 일이다.

이번 의원들의 해외연수에 대한 시민들의 두드러진 질타는 어찌 보면 지금까지의 단순 시찰이나 견학을 넘어서지 못한 것에 대한 시민들의 쌓인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고 우리 경실련은 전액 자비로 해외연수를 가라거나 아예 연수를 가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해외 연수는 필요하고, 세금으로 보조를 해주는 것은 타당하다. 다만 그 금액이 얼마이건 간에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연수 목적과 과정, 그 결과를 보여 달라는 의미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지적한 그간의 관례와 악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시민의 비판을 기회로 삼아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거제시의회가 ‘선진의회’로 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2017년 11월 21일

거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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