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역 조선업체의 어려움을 보면서

거제가 제 2의 말뫼의 눈물이 되면 안 된다

스웨덴의 해안도시 말뫼는 1980년대 초까지 잘나가던 조선산업 도시였다. 이 도시의 상징이었던 높이 128미터, 7560톤의 거대한 크레인이 지난 2002년 울산 현대 중공업에 단 1달러의 돈으로 팔렸다.

몰락한 조선소는 크레인 해체조차 할 비용이 없어 방치하고 있다가 팔리게 됐다. 스웨덴 언론은 힘없이 해체되는 크레인 사진을 게재하며 ‘말뫼가 울었다’고 대서특필 했던 것이 말뫼의 눈물이다.

최근 조선산업의 부침이 심하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위 빅3 업체 모두 수조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선 3사 모두 2011년 전후, 미국의 리먼 사태로 촉발된 상선 경기가 바닥을 칠 때 대체 물량으로 수주한 해양플랜트 공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원인은 명확히 밝혀야 하며 다시는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한 후속대책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몇몇 언론의 경우 금도를 넘어 사소한 시비 거리까지 기사화 하며 두 조선소를 깎아 내리려는 모습을 보면 지역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기만 하다.

거제와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뗄래야 뗄 수 없는 동반자적인 관계임을 부정할 이는 없을 것이다. 아름다운 거제에 조선소가 들어오면서 변해버린 아쉬움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두 조선소가 이 곳에 생기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눈부신 발전을 기대할 수 있었을까?

현재 두 조선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건 지금의 현상일 뿐 미래가 어둡지는 않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9개월째 수주잔량 1위를 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 역시 건실하게 경영을 하고 있다.

속되게 수조원의 부실을 맞고도 망하지 않는 기업이 몇 개나 있을까?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인 경기 불황속에서도 세계 수위를 다투는 기업이 우리 지역에 있다는 것은 거제시민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할 일이다.

두 조선업체가 발생한 부실채권 역시 납기가 지연되면서 발생한 것이 대부분 일뿐, 늦게라도 인도가 되면 회수가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조선업체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시도하며 경쟁력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재 어려움을 겪는 시기여서 두 조선업체가 지역에 소원해 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두 업체가 지역에 기여한 것을 생각한다면 이 역시 일시적인 모습이라고 보면 어떨까?

정부에서도 조선업체의 미래를 견고하고 보면서 ‘금융권은 채권 회수 등 비가 올 때 우산을 뺏은 행위를 자제하라’는 당부를 하고 있다. 우리 지역도 두 조선업체가 힘들 때 도움을 주지 못할망정, 우산을 찢어 버리는 짓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지금이야 말로 거제 시민이 힘겨운 시기를 통과하는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을 위해 줄 수 있는 도움은 무엇이 있는지 고민할 시기라고 생각된다.

거제는 세계 최고, 최대 조선도시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거제시는 세계에 많이 알려져 있는 곳이다. 그런 이곳에서 두 조선업체를 위해 민관이 같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다 떠나서 힘들 때 손을 내밀어 주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된다. 우리가 이제 두 조선업체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손을 내밀 때다.

조용원/거제매일뉴스 편집국장

조용원 기자 yonhap948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