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영의 바다낚시(3)

바다의 백작, 갯바위의 황태자, 감성돔  (1)

대지를 뜨겁게 달구었던 불볕 같은 무더위도 처서를 지나면서 한풀 꺾이고, 이즈음 아침저녁으로 선들선들한 바람이 불어와 일교차는 커지면서 오곡백과가 영글어 가는 때다. 사계절중 우리 낚시인들이 제일 기다려지는 계절이 바로 가을이기도 하다.

고기들도 겨울을 나기 위한 왕성한 먹이활동을 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연중 추위와 더위에 구애받지 않고 찬바람이 서서히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시기가 바로 감성돔 낚시의 최대 호기라고 할 수 있다.

낚는 재미로 보나 꾼들의 영원한 갯바위 대상어라고 친다면 역시 감성돔을 빼 놓고는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는다.

가장 세련된 테크닉을 요하면서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감성돔 낚시, 그래서일까 모르긴 해도 꾼들 사이에서도 인기투표를 한다면 1위 후보가 감성돔 낚시가 아닌가 한다.꿈의 대상어인 감성돔은 꾼들 사이에 ‘나의 최대어는 몇 센티미터 다’ 라고 말한다면 최대어 즉 기록 대상어는 감성돔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봄과 여름에 걸쳐 산란을 마친 감성돔들은 허기진 배들을 움켜지고 겨울을 나기 위해 왕성한 먹이 활동으로 몸을 살찌운다. 초가을 감성돔이 수심 낮은 여밭으로 몰려드는 것은 여밭에 먹이감이 많기 때문이다.

9월로 접어들면서 감성돔은 온 몸에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는 윤기 나는 자태는 멋지고 당당한 모습이다. 감성돔은 일단 바늘에 걸렸다 하면 내려 꽂는 힘 때문에 온 몸에 전율이 흐른다.

그러나 뜰채에 담겼을 때는 온 몸으로 요동을 치던 순간도 잠시 깨끗하게 항복을 하는 신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바다의 백작’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감성돔은 일단 바늘에 걸리면 ‘꾹-, 꾹-’하며 차고 내려가는 맛이 대단한 놈이다. 머리를 돌려 난바다로 치고 나가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미리 제압을 하거나, 팽팽한 양립 상태를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것이 감성돔 낚시에서 요구되는 힘겨루기 요령이기도 하다.

꾼들 사이에서 ‘침 맞았다’라는 표현을 쓰는데 짜릿한 감성돔 손맛을 알게 되면 어떤 명의도 고칠 수 없다는 지독한 병에 걸리고 만다. 그 무엇보다도 백약이 무효라는 낚시 병에 걸렸을 때 침을 맞았다고들 한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손맛이 얼얼하고 감성돔들이 천장에서 어른거려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던, 그리고 한밤중이라도 바닷가로 뛰쳐나가 낚싯대를 잡고 싶었던 경험들을 더러 가지고 있을 것이다. 혹자는 감성돔이 끌려 올라 올 때의 번득이는 백색광채 때문이라고,

훅킹 이후의 강력하게 치고 내려가는 순발력과 중량감, 그도 아니면 머리카락 정도의 가는 목줄과 바늘로 50 센티급의 대물 급을 기술로 낚아내는 승부수 때문이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대답의 일부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명쾌한 답변은 되지는 못한다. 그만큼 낚시는 ‘침을 맞아’ 보아야만이 매력적인 ‘그 무엇‘이 있음을 알게 된다.

국내에서 서식하는 감성돔은 단일혈통이다. 농어목 도미과 감성돔속이다. 몸 빛깔은 금속광택을 띤 회흑색이다.

감성돔의 적서 수온은 13도~23도정도이며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수온은 18도이다. 일반적으로 4~7월에 산란을 하는데 수정란도 19도에서 40~45시간 만에 부화하여

1년에 15센티, 2년에 21센티, 3년에 26센티, 5년에 33센티, 7년에 37센티, 9년에 40센티 정도로 자란다고 보고 되어 있다. 우리 꾼들이 생각하는 것 외로 감성돔은 더디게 자라는 어종인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1년생인 경우 대부분 수컷이지만 자라면서 2~3년생 정도면 암수 한 몸이 된다. 3년생의 50%가 성숙한 정소를 가지며 3~4년생에게서는 암수로 분리된 것 외에도 암수 한 몸으로서 수컷의 기능을 가지는 것도 있으며, 4~5년생부터는 암수 완전히 분리되어 대부분 암컷으로 성전환을 한다는 사실이다.

*하태영 프로필

전)한국프로낚시연맹(KPFA) 소속.

한국프로낚시연맹 본부 홍보이사 역임

한국프로낚시연맹 본부 방송이사 역임

한국프로낚시연맹 경남지부 감사 임

(주) 나노스 필드팀

KBS, MBC, SBS, F-TV 낚시방송 프로 다수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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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경남낚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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