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희의 세상사는 이바구(4)-할인(割引) 천국

우리나라는 바야흐로 ‘할인천국’이다. 때도 곳도 없이 할인이요, 점포마다 할인이다. 특히 옷가게, 화장품가게, 구두가게 등이 심하다.

옷가게, 화장품가게는 1년 365일 늘 큰소리를 치며 할인을 하고 있으며, 큰 백화점 등도 서로 번갈아 할인을 하고 있다.

할인의 이름도 갖가지여서 ‘세일’에서 시작하여 ‘가격인하’ 사은판매, 공장도‘ 가격, 게다가 더러는 ’대박세일‘ 등의 문구를 내걸고 판매를 하고 있다.

원래 할인판매란 한 두 번씩 고객에 대한 보답의 뜻에서 하는 수가 있고, 누적된 상품의 처분을 통한 현금화를 위해 하는 수도 있다.

어떻던 궁극적인 목적은 상품의 현금화에 있는데 그것을 위해서는 마진을 줄이더라도 손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묵은 상품을 처리해 보자고 하는 뜻으로 점포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성실하고 신용 있는 점포의 세일은 나름대로 고객에게도 이익이 가고, 고객 또한 그런 기회를 통해서 평소 원하는 물건을 비교적 싼 값으로 손쉽게 얻을 수 있어 좋은 것이다.

그러나 믿을 수 없는 점포의 경우는 할인을 핑계로 그것을 내세워, 고객의 주머니를 넘겨보거나 아예 터는 수가 있다.

대법원 판결에서도 세일의 ‘사기’가 인정되기도 하였다. 지금껏 한 번도 팔아보지 않았고, 따라서 값을 붙여 보지도 않은 상품에 몇 % 세일이 라고 하는 것은 분명히 사기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세일의 율(率)을 보면 사기가 확실한 것이 적지 않다. 세일의 율(率)은 10%에서 80%까지 있고, 30~50%가 보통이다. 생각해 보라 툭하면 60%니 70~80% 이니, 평소의 판매는 사기가 아닌가?

“남자는 필요하면 비싸도 사고, 여자는 싸면 필요 없더라도 산다” 라는 속담이 있다. 옷가게, 화장품 가게에 할인이 많은 것은 여성들의 이런 심리를 노린 것일까.

돈 내고 남만 좋은 일 시켜주며, 자기는 바보가 되는 일은 가급적 삼갔으면 하는 생각이다. 지금은 할인가격이 정상가격의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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