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는 홀로 핀다

반미숙

외로운 것이 아니다

매일을 새롭게 다투어

행복의 모습 스스로 가꾸려 한다

소소한 삶 속에서도 예쁜 소망들

기뻐만 할 수 없는 생활에서도

나는 결코 포기하지 않으리

의지로 견디기 힘든 시련 속

그러나 꺾이지 않고 피어나는 꽃

홀로 피었지만 외로운 것이 아니다

흔들리지만 꿈을 접은 게 아니다

절대 외롭지 않다

민들레는 홀로 핀다

<감상>

민들레를 소재로 소소한 삶 속에서의 꿈과 행복을 노래한 예쁜 시다. 오랫동안 지속된 코로나로 인하여 우리의 일상과 감성은 얼마나 쇠약해졌는가. 소소한 일상, 그리고 소확행은 더욱 우리에게 소중해졌음을 누구나가 느끼게 되었다.

민들레는 화려함을 자랑하는 꽃이 아니며 보통 무리를 짓거나 몇이 모여서 꽃피우는 것을 좋아한다. 대체로 우리의 삶과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다. 그런데 시인은 홀로 핀 민들레에 시선을 맞추고 그것이 시인의 심성인 듯, ‘기뻐만 할 수 없는 생활에서도 예쁜 소망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의 의지를 다짐하고 있다.

시를 찬찬히 다시 읽어 본다. 첫머리부터 강열하다. 홀로 피었음에도 ‘외로운 것이 아니다’라고 단단히 부정하고 있으며, 오히려 행복을 스스로 가꾸려고 하는 다짐으로 시는 시작된다. 읽기 쉬운 진행으로 연결되고, 3연에서 ‘흔들리지만 꿈을 접은 게 아니’라고 읊은 부분은 2연의 ‘기뻐만 할 수 없는 생활’을 민들레 꽃대의 ‘시각적 흔들림’으로 치환한 것으로써 ‘꿈을 접은 게 아니다’가 더욱 생동감 있게 느껴지게 한다.

시인의 소박하고도 예쁜 감성들이 홀로 핀 민들레에 담겨 오롯이 표현된 고운 시, 몇 번 읽어도 물리지 않는다. -김용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