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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거제도 봄꽃 여행
조용원 기자 | 승인 2016.03.08 18:44

탐방-거제도 봄꽃 여행

푸른 바다도 가슴 넓은 산도 봄꽃 폭죽을 피워낸다

봄꽃은 마치 폭죽과도 같다. 봄날의 훈기가 폭죽의 심지처럼 타들어가다가 일제히 한꺼번에 아우성처럼 꽃들을 피워낸다.

봄이 가장 먼저 딛고 오는 남쪽의 땅, 거제에서는 이미 봄꽃 폭죽의 심지에 불이 당겨졌다. 지난겨울은 너무 혹독해서 올해 거제의 봄꽃은 조금 늦게 꽃을 피웠다.

거제에는 겨울의 끝 무렵에 지심도와 학동 일대에서 동백이 가장 먼저 선혈처럼 붉은 꽃망울을 터뜨리고, 이어서 구조라의 매화가, 그리고 대금산의 진달래와 공곶이와 비원의 수선화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피어난다.

그리고 뒤를 잇는 것은 거제면, 동부면, 일운면, 둔덕면 등의 도로변에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흐드러지게 피는 벚꽃이다. 거제의 봄을 대표하는 꽃은 누가 뭐라고 해도 불타는 꽃망울 터뜨리는 청춘의피 꽃 동백꽃이다.

거제 봄의 길목에는 언제나 학동의 동백공원, 지심도, 외도해상공원의 군락지 등의 숲에서 새빨갛게 물든 동백꽃이 마중한다. 동백나무는 따듯한 기후를 좋아하는 늘 푸른 나무로서 다른 나무들이 활동을 멈추고 겨울넘기기에 여념이 없는 1-2월에 벌써 진초록 바탕에 타는 듯 붉은 꽃이 피기 시작한다. 그래서 동백꽃은 예부터 시조나 노래가사의 단골 메뉴였다.

멀리는 동국이상국집에 동백화(冬栢花)라는 제목의 시가 실렸으며, 고려 충속왕 때는 채홍철이란 이가 동백나무 노래를 지어 죄를 면하였다 한다.

조선왕조 때는 동백 혹은 산다화(山茶化)라 하여 뭇 시인과 묵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근세에는 미당 서정주와 신석정의 시에서 동백꽃이 상징하는 슬픔과 아픔을 읽게 된다.

겨울에 꽃을 피우는 동백나무는 어떻게 꽃가루받이를 할까? 추운 겨울동안 벌, 나비와 같은 곤충들이 날아다니지 않는다.

그러나 동백나무의 꿀을 좋아하는 아주 작고 귀여운 동박새가 꽃가루를 옮겨 열매를 맺게 해줘 이름도 생소한 조매화(鳥媒花)라 한다.

자기만 살겠다고 처절한 싸움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도움을 주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공생관계이다.

“해일 수없이 수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 얼마나 울었 던가 동백아가씨/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

60년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친숙한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다. 대부분 꽃은 질 때 꽃잎이 한 장 씩 떨어지나 동백꽃은 꽃 전체가 통째로 떨어져 버린다.

 

그래서 짓밟힌 순결을 상징하며 사랑에 배신당한 비련의 여인과 비유되기도 한다. 동백나무는 흔히 숲을 이루어 자란다. 우리고장 학동의 동백공원, 지심도, 외도해상공원의 군락지 숲에서 꽃이 필 때면 온통 동백꽃잎으로 새빨갛게 물들어 버린다.

이때 동백 잎이 바닷가 특유의 강렬한 햇볕을 받아 반짝이는 모양은 전설속의 머나먼 남쪽나라에 와있는 착각에 빠진다.

거제시 거제면 외간리에는 경상남도 기념물 제111호이며, 우리나라에서 뿐 만 아니라 동양에서도 제일 큰 국보급인 높이7m, 수관은 동서7m, 남북6m. 지상40㎝부분의 나무둘레는 2m인, 수령이 약400년이 넘은 동백나무가 자라고 있다.

동백나무의 목재는 연한 황갈색을 띄면서 나무질이 고르고 단단하여 얼레빗, 다식판, 장기알, 농기구 등 다양한 생활용구의 재료로 사용되어 왔다. 뿐만 아니라 열매에서 짠 동백기름으로는 어두운 밤 등불을 밝히고 옛 여인들의 삼단 같은 머릿결을 윤기 나고 단정히 하는데 쓰였고 왕실에서조차 아껴 쓰는 고급 머릿기름이었다.

따뜻한 봄날 우리 곁에 말없이 인내하며 자라왔던 동백나무와 봄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리는 거제의 봄꽃여행을 하며 다정하게 이야기 나누는 즐거운 봄의 한때를 계획해 보기를 권한다

 

 

조용원 기자  yonhap948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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