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응변

나폴레옹이 원정중 큰 강을 만났다. 강의 넓이를 알아야 도하작전을 세울 수 있는데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부하 한사람을 불러 강넓이를 알아보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그 부하인들 별수가 있었겠는가.

그때 마침 서쪽 강둑위에 사람이 하나 나타났다. 순간 나폴레옹은 부하 한사람을 보고 고함을 쳤다. “뛰어가. 내가서라 할 때까지 뛰어 ”서라“하고 고함을 쳤다. 그리고 다른 부하를 시켜 그 사람이 선 곳까지의 거리를 재도록 했다. 그리하여 나폴레옹은 큰 어려움 없이 강 넓이를 대충 알아낸 것이다.

새삼 설명할 것도 없이 양쪽 사람의 크기를 비교하여 거리를 잰 것이다. 이런 것을 기지(機智)라고 할까, 임기응변이라고 할까, 간혹 머리 좋은 사람에게 그런 재주가 있다.

일이 어려울 때일수록, 일이 복잡하거나 급하거나 하면 되레 영 머리를 못 쓰고, 손도 못 쓰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용케 그런 일 그런 재주를 잘 해내는 사람도 더러는 있는 것이다. 이것은 아마 훈련으로서 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천성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어려운 일을 잘 처리하는 사람을 볼 때 선망의 느낌을 금할 수 없다. 그러나 쉬 흉내 낼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런 재주를 결코 잔꾀라고 해서는 안된다. 역시 임기응변적인 머리인 것이다. 지금의 시국이야말로 이런 인재들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새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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