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배낭여행 이야기(13)

오묘한 색깔로 가슴을 울리는 우유니 벌판 

고산병으로 고생하면서 '라구나 꼬로라다' 국립공원내의 산장에서 밤을 보냈다. 산장이라 하면 낭만적이라 생각이 들지만 밤중에는 전기가 없어 손전등으로 화장실을 가야했고 아침에는 얼음장 같은 찬물로 세수를 해야 하는 열악한 숙소였다.

  사진=모든것이 소금으로 된 소금산장

마른 빵으로 간단히 식사를 한 후 타고 왔던 6인승 사륜구동차로 한참을 달려 도착 한 곳은 해발 4800미터 높이에 있는 '솔 데 마냐' 간헐천이다.

사막 평지 여기저기에서 하얀 수증기를 내 품고 끓고 있는 모습이 마치 지구상이 아닌 외계 지역에 온 느낌이 들었다. 마냥 그대로 있는 지상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살아 꿈틀거리는 대지의 숨소리는 충격이었다. 지구는 아직도 살아 있고 언제라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증거였다.

  사진='솔 데 마냐' 간헐천

'솔 데 마냐' 간헐천을 뒤로 하고 산 언덕길을 따라 내려오니 작은 개울 옆으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노천 온천이 보였다. 추운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여행자들이 주변에 몰려 있고 온천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노천 욕탕 크기에 비해 사람이 너무 많아, 혼자서 작고 얕지만 깨끗한 온천수에 발을 담그고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를 가졌다.

  사진=노천욕탕 '폴케스'

노천 온천장을 뒤로 하고 차는 칠레 국경을 향해 달린다. 차창 밖으로 끊임없이 펼쳐지는 사막지대에 간간히 솟아 있는 산들의 모습 또한 색다르다. 마치 전문 미술가가 자신의 작품을 전시해 놓은 것처럼 다양한 색상의 산봉우리들이 이어진다. 이런 현상은 다양한 색깔의 호수들처럼 산봉우리에도 그 속에 매장 되어 있던 광물질들이 비바람으로 씻겨져 들어난 모습이라 했다.

  사진=자연이 만들어준 추상화

거친 숨소리를 내며 달려온 차는 푸른 물빛을 한 '라구나 베르데' 호수에 도착했다. 해발 4400미터 높이에 있다고 해서 '하늘위의 호수'라 불린다. 손으로 다듬듯이 매끈한 귀여운 산봉우리 ‘리칸 카부르’ 화산 밑으로 푸른 물빛의 호수가 하얀 소금 자락에 둘러 싸여 있다.

세찬 바람 속에서도 '하늘 호수'를 감상한 우리는 잠시 뒤 아타까마 사막의 오아시스인 칠레 ‘산페드로’에 도착했다.

  사진='하늘 호수' 라구나 베르데

고도가 높아 고산병으로 엄청나게 고생하면서도 억센 돌들이 무수히 깔려있는 바위산을 요동치며 지나갔고, 모두가 말라져 있는 황량한 사막 모습을 지겹게 보고 달렸지만 그만이 지닐 수 있는 오묘한 색깔을 모두 지니고 있는 우유니 벌판은 살아 숨 쉬는 경이로운 곳이어서 너무나 뜻 깊고 행복한  여행이었다 

  사진=오묘한 색깔로 가슴을 울리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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